파과를 읽고
한 치 앞도 모르겠는 우리의 삶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는 것이다.
나도 가족도 친구도 반려동물도 영원히 살 수는 없다. 상실의 순간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상실의 순간은 아주 갑작스럽게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일상을 살다 보면 언젠간 모두 죽는다는 이 사실에 무감각해진다.
모두가 언제까지나 즐겁게 때로는 괴롭게 어떠한 형태로든 내 삶 속에 함께 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다 갑자기 상실이 찾아오면 세상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며 한동안은 슬플 것이며, 일상의 중간중간 떠오르는 순간 슬픔이 찾아올 것이다.
지금 함께하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가
죽음, 상실을 떠올리다 보면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어찌 됐든 삶은 지속된다.
상실을 통해 새로이 생긴 자리에 새로운 관계들이 시작되고 새로운 조각들이 채워진다.
상실 후에야 비로소 새로움을 맞이할 수 있다.
훗날, 혹은 지금 상실을 겪더라도 상실의 자리에 채워질 새로움을 기대해 보자
나의 삶은 계속된다
“지금이야말로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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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구조가 단단하고 성분이 단순명료하다 해도 사람의 영혼을 포함해서 자연히 삭아가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존재하는 모든 물건은 노후된 육체와 마찬가지로 연속성이 단절되며 가능성은 협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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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존재안에 수렴된 시간들, 응축된 언어들이 아이의 몸에서 리듬을 입고 튕겨 나온다. 누가 꼭 그래야 한다고 정한 게 아닌데도, 손주를 가져본 적 없는 노부인이라도 어린 소녀를 보면 자연히 이런 감정이 심장에 고이는 걸까, 바다를 동경하는 사람이 바닷가에 살지 않는 사람뿐인 처럼. 손 닿지 않는 존재에 대한 경이로움과 채워지지 않는 감각을 향한 대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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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 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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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말로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